르 클로 드 라 푸브리 2018
Le Clos de la Peuvrie 2018
프랑스 루아르 밸리 Loire Valley 투렌 Touraine에서 자연 재배한 카베르네 프랑으로 만든 르 클로 드 라 푸브리 2018 리뷰. 생산자 제프루아 드 노엘 Geoffrey de Noüel이 점토-석회질 토양의 단일 클로에서 유기농·비오디나믹으로 재배한 포도를 야생 효모 발효, 24개월 오크 숙성, 무여과·무청징 내추럴 와인.
잔에 따른 직후 만년필 잉크, 흑연, 검은 흙 내음에 건고추와 피망의 스파이시함. 마실 때는 붉은 체리, 설익은 토마토, 레드 비트로 향보다 입에서 훨씬 생동감 있음. 시간이 지날수록 체리·앵두 향이 또렷해지는 와인.
오리 가슴살, 버섯 리소토, 보쌈 페어링과 카베르네 프랑 품종 포지셔닝, 투렌 테루아·생산자 정보도 함께 살펴보는 리뷰.
테이스팅 노트
잔에 따른 직후 만년필 잉크와 흑연, 검은 흙 내음.
풀 찧은 내음과 함께 건고추와 피망이 연상되는 스파이시함. 이어서 검은 장미와 장미 덩굴 뉘앙스.

그리고 첫 모금.
호오 – 향보단 마실 때 입에서 느껴지는 과실미가 훨씬 좋음.
붉은 체리, 설익은 토마토, 레드 비트. 입에 닿는 순간엔 과실미가 막 폭발할 것 같은데 막상 입안에선 신선한 야채즙 뉘앙스.
잔에 따른 지 30분. 초반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한결 깔끔하고 또렷해짐. 잔에 가만 두면 체리와 앵두 향이 올라오는데, 입에선 야채와 붉은 꽃이 연상됨.
필드에서 소비자들을 만나면 카베르네 프랑 Cabernet Franc 품종을 애초에 들어보지 못한 경우도 많고, 카베르네 프랑 단일 품종 와인을 경험해 봤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호불호가 있는 경우가 대다수.
강렬한 임팩트를 즐긴다면 너무 가볍고, 부드럽고 찰랑거리는 와인을 찾는다면 너무 까랑까랑한 포지션. 하지만 사실 이게 바로 카베르네 프랑의 매력이라고 생각함. 적당한 찰랑거리감과 스파이시함.
이번 와인은 카베르네 프랑의 캐릭터를 과하지 않게 잘 담았다고 생각함.

푸드 페어링
체리나 발사믹 소스로 만든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 흙 내음과 검붉은 과실 향이 육향을, 낮은 탄닌과 높은 산도는 오리의 기름진 맛을 깔끔하게 잡아줄 만함.
버섯 리소토, 혹은 간단하게 요리할 만한 표고버섯 볶음도 잘 어울릴 듯.
한식으론 담백한 보쌈이나, 바삭하게 익힌 파전도 기대됨.

루아르의 담장 안 포도밭 | Loire Touraine Cabernet Franc
루아르 밸리 Loire Valley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투렌 Touraine 아펠라시옹. 대서양 해양성 기후와 내륙 대륙성 기후가 만나는 경계로, 루아르 강이 온도를 조절해 긴 성숙 기간이 가능한 곳으로 알려져 있음. 카베르네 프랑의 풍부한 아로마를 보존하면서 산도를 살리는 데 유리한 환경.
르 클로 드 라 푸브리는 ‘클로 Clos’라는 이름 그대로 담으로 둘러싸인 단일 포도밭. 토양은 아르질로 칼케르 argilo-calcaire(점토-석회질) 위에 투포 tuffeau—루아르 밸리 특유의 다공성 패각암 석회석—가 깔린 구성. 투포층은 습기를 저장했다가 건조기에 포도나무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이 토양이 카베르네 프랑에 끼치는 영향은 두 가지. 점토는 바디와 어두운 과실 풍미를, 석회석은 선명한 산도와 미네랄리티 부여. 포도가 과하게 익지 않는 기후 덕분에 투렌 카베르네 프랑은 제비꽃·흑연·은은한 허브 스파이스 같은 품종 고유의 클래식한 면모가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밭이 전부다’, 제프루아 드 노엘 | Geoffrey de Noüel
루아르 밸리 Loire Valley 내추럴 와인 씬의 신진 비뇨롱 vigneron, 제프루아 드 노엘 Geoffrey de Noüel.
작은 규모의 도멘을 운영하며 “와인은 밭에서 만든다”는 철학 아래 최소 개입 원칙을 고수함. 포도밭을 수익 수단이 아닌 독립적인 생태계로 보는 시각.
밭에서는 유기농·비오디나믹 원칙을 철저히 따름. 화학 비료·제초제·살충제 없이 천연 퇴비와 허브 용액을 사용하고, 포도나무 열 사이에 풀과 자생 식물이 자라도록 둠. 수확은 전량 손수확, 밭에서 1차 선별 후 셀러로 반입.
양조는 인위적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식. 포도 껍질에 자생하는 야생 효모만으로 발효를 시작하고, 젠틀 마세라시옹으로 부드러운 탄닌을 추출.
마세라시옹: 껍질·씨와 과즙을 함께 두는 침용 과정. 레드 와인의 색과 탄닌은 이 과정을 통해 생김. 젠틀 마세라시옹은 낮은 온도·짧은 시간·압착 최소화로 거친 페놀 없이 결 고운 탄닌만 추출하는 방식.
이후 중고 오크통에서 24개월 숙성. 이미 향이 빠진 중고 오크통을 쓰는 이유는 와인 자체에 오크 향을 입히지 않으면서 서서히 산소와 접촉시켜 자연 안정화를 유도하는 데 있음. 청징·여과 없이 그대로 병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