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구매 가능한 호주 바로사 밸리 그랜트 버지의 바로사 잉크 쉬라즈 Grant Burge Barossa Ink Shiraz 2024 리뷰. 푹 익은 무화과, 검은 체리, 크랜베리, 자두 향과 고소한 피칸과 마카다미, 검은 장미와 잉크 향, 다크초콜릿과 모카 여운까지 이어짐. 매끄러운 질감에 옅은 탄닌. 혀에 촥- 감기는 스타일. 오픈 1시간 이후 부터 블루베리 잼처럼 달큰해지는데, 이름 그대로 짙은 잉크가 연상되는 전형적인 바로사 쉬라즈 스타일.
마르게리타 피자, 양고기를 포함한 페어링 정보와, 호주 최대의 쉬라즈 산지로 종교 박해를 피해 자리 잡은 역사에서 시작한 바로사 밸리의 역사, 5대째 이어온 그랜트 버지 가문 정보.
테이스팅 노트
푹익은 무화과와 검은 체리, 크랜베리와 자두 향. 이어서 부드럽고 고소한 피칸과 마카다미아 향이 짙은 포도 향과 함께 올라옴.

첫모금. 질감이 매끄러우면서도 옅은 탄닌이 혀에 감김.
검은 장미와 잉크 향이 비강을 가득 채우고 여운으로는 다크초콜릿과 모카 향이 은은하게 남음.
알코올 향이 살짝 튀긴 함. 그런데 적당한 산도와 찰랑거림 덕에 거슬릴 정도는 아님.
오픈후 1시간. 처음 보다 더 달큰해 지면서 마치 블루베리 잼을 먹는 듯 했음. 이름에 있는 바로사 잉크 Barossa Ink 처럼 진한 과실미와 잉크 같은 인상의 전형적인 바로사 쉬라즈.
두꺼운 탄닌이나 무직함 보다는 과실미가 더 풍성하게 느껴지는 편이라 부담 없이 술술 넘어감.
참고로 그랜트 버지 Grant Burge Wines 는 원래 독립 브랜드였는데, 2015년 대형 주류 그룹 어콜레이드 와인즈 Accolade Wines가 인수함. 다만 포도밭은 여전히 창업 가문 소유로 남아 있어서, 브랜드 이름과 실제 양조 주체가 나뉜 구조. 국내에서는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음.

푸드 페어링
향긋한 바질 잎이 올라간 마르게리타 피자. 토마토 스파게티도 좋고. 토마토 소스를 베이스로 한 미트볼 파스타도 좋을 듯.
고기들과도 두루두루 잘 어울릴 만함. 이 날은 양고기와 함께 마셨음. 양고기의 육향과 기름짐을 적당한 산도와 과실미가 맛있게 감싸줌. 덕분에 어느 정도의 알코올감이나 당도는 마이너스가 아니라 오히려 플러스 요소였음.
그밖에 한식 메뉴에서는 양념 돼지갈비, LA 갈비와 같이 소스/양념있는 고기들, 잡채와 같은 요리와도 두루두루 잘 어울릴 만함.

바로사 밸리 Barossa Valley | 종교적 자유를 찾아 이주한 쉬라즈 계곡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 북동쪽에 자리한 바로사 밸리 Barossa Valley는 포도밭 면적만 11,600ha가 넘는 호주 최대급 쉬라즈 Shiraz 품종 산지. 실제로 포도 생산 가능 면적의 절반이 쉬라즈로 채워져 있음.
호주 바로사 밸리는 1838~1841년 프로이센 Prussia(오늘날 독일 북부·동부 일대에 걸쳐 있던 왕국)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 Friedrich Wilhelm III 가 루터교와 개혁교회를 강제로 통합하려 하자, 이에 반발한 구 루터교도 Old Lutherans 농민들이 종교적 자유를 찾아 이주해 오며 자리 잡은 산지이기도 함.
유럽 포도밭을 초토화시킨 필록세라 Phylloxera(포도나무 뿌리를 갉아먹는 진딧물)가 호주에는 유입되지 않은 덕에 이때 심어진 나무 상당수가 지금도 필록세라 이전의 올드 바인 Old Vine 으로 남아 있음. 세계 최고령 쉬라즈 나무 일부는 1843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펜폴즈 그랜지 Penfolds Grange, 헨쉬케 힐 오브 그레이스 Henschke Hill of Grace 같은 호주 대표 아이콘 와인들의 근거지.

토양 구성은 위치에 따라 갈리는 편으로, 계곡 남부는 모래질 점토 로암 Loam, 북부는 붉은 점토 위에 붉은-노란 갈색 로암이 얹힌 구조가 흔함. 배수가 잘되는 자갈·철분 섞인 토양이 국지적으로 섞여 있어 뿌리가 물을 따라 깊이 뻗어 나가고, 그 과정에서 포도나무가 적당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열매의 풍미를 응축시킴.
지중해성 기후이며 생장기 강수량은 연간 약 220mm로 적은편. 겨울철에 비가 몰리는 반면 여름은 매우 건조함.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큰 편이라 산도 유지에 유리하고, 여름철 건조함이 포도의 당분과 풍미를 농축시키는 배경이 됨.
그랜트 버지 와인즈 Grant Burge Wines | 재단사 가문에서 시작한 와이너리
그랜트 버지 와인즈 Grant Burge Wines는 1855년 영국에서 바로사로 이주한 재단사 존 버지 John Burge 가문에서 출발함. 대공황이던 1928년, 3대손 퍼시 버지 Percy Burge가 포도를 팔 곳이 없어지자 직접 와인을 양조하기 시작하며 가업을 양조업으로 전환했고, 1950년대에는 아들 콜린 버지 Colin Burge와 노엘 버지 Noel Burge 형제가 뒤를 이음.
콜린의 아들인 5대손 그랜트 버지 Grant Burge는 가업과 별개로 1978년 자신의 27번째 생일에 크론도르프 와인즈 Krondorf Wines를 인수해 독자적인 브랜드를 키우기 시작했고, 1980년 갓 만든 레드 와인 중 최고를 가리는 호주 최고 권위 시상인 지미 왓슨 트로피 Jimmy Watson Trophy를 수상하며 이름을 알림 — 수상 이후 연간 생산량이 11,000케이스에서 20만 케이스에 가깝게 뛰어오름. 1988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와이너리를 설립함.
그랜트 버지는 “모든 걸 극도로 잘 해내야 한다”는 원칙을 사업 전반에 적용해 온 것으로 전해지며, 지미 왓슨 트로피 수상을 두고는 훗날 “비틀즈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언급함.
최상급 라인에는 증조부 이름을 딴 메샤크 Meshach, 성경 속 인물에서 따온 샤드락 Shadrach·아벳느고 Abednego 등이 있으며, 100년 가까운 수령의 올드 바인 Old Vine 포도밭을 함께 아우름. 그중 필셀 쉬라즈 Filsell Shiraz는 100년 가까운 고목에서 나는 바로사 대표 포도밭 중 하나로 꼽힘.
2015년 대형 주류 그룹 어콜레이드 와인즈 Accolade Wines에 인수됐으나 포도밭은 여전히 창업 가문 소유로 남아 있어, 브랜드와 실제 양조 주체가 나뉜 구조로 운영됨.
바로사 잉크 Barossa Ink는 2016년 처음 선보인 컬렉션. 2018년 한국에 정식 론칭한 이후로는 무겁지 않게 바로 즐길 수 있는 데일리 와인으로 자리잡아, 마트·편의점 같은 대중적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