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라인헤센 Rheinhessen 모리츠 키싱어 Moritz Kissinger가 양조한 도이처 빈처 젝트 넘버2 Deutscher Winzersekt Nr. 2 NV 와인 리뷰. 녹진한 사과 향과 레몬, 라임, 배, 하얀 복숭아 뉘앙스가 얹히고, 첫 모금엔 갈변한 사과와 연근, 도라지 같은 뿌리 식물 향이 이어짐. 이후 채소가 연상되는 향긋함, 짭조름함 까지 향에서는 블랑 드 누아 Blanc de Noirs 샴페인이 연상되는 녹진함이 느껴지지만 입에서는 스틸 와인 Still wine 특유의 매끈한 쫀쫀함이 도드라지는 와인
마늘 바게트 육회, 레몬 곁들인 생굴을 포함한 페어링과, 독일 최대 와인 산지 라인헤센에서 만든 도이처 빈처젝트 Deutscher Winzersekt 등급 전통 숙성 방식 Méthode Traditionnelle 정보.
테이스팅 노트
녹진한 사과 향, 레몬과 라임 덕분에 애플 사이다 비니거가 연상됨.
농밀함과 상큼함이 함께 느껴지다가 풋풋한 신선함도 올라옴.

첫 모금,
갈변한 사과와 함께 연근, 도라지 같은 뿌리 식물 뉘앙스. 입에 머금고 있으면 은은한 서양 배 향과 딱딱하고 하얀 복숭아가 동시에 느껴짐.
두 번째 모금부터는 채소가 연상되는 향긋함과 짭조름함. 버블은 생각보다 금방 가라앉는 편.
코에선 녹진한 블랑 드 누아 Blanc de Noirs 샴페인이 떠올랐다가도 입안에선 버블감 보단 스틸 와인 Still wine 특유의 밀도 있고 매끈한 쫀쫀함이 더 돋보임.
이전에는 독일 젝트 Sekt라고 하면 샴페인은 아니고, 그보단 저렴하면서 스페인 까바 Cava와 비슷한, 약간 달달한 스파클링이라는 포지션이 있었음.
샴페인은 아무래도 압도적인 브랜드 이미지 덕분에 퀄리티는 논외로 하고서도 고급스럽고 비싼 와인, 무조건 좋은 와인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으나, 그에 비해 까바나 젝트는 그 하위에 있는,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스파클링이란 인식이 있었던 게 사실이었음. 대표적으로 수입사에서 취급하는 품목별 와인 가격대나, 소매점 와인 진열대만 봐도 한눈에 보이는 지표였음.
하지만 5년, 10년 사이에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걸 피부로 느낌.
젝트나 까바, 프로세코나 모스카토 등 : 국가나 지역, 와인을 생산하는 방식은 다르더라도 어떤 와인이나 혼신을 다해 열정적으로 와인을 만들어 내는 생산자들이 있고, 그들이 생산한 어느 정도 경지 이상에 오른 섬세하고 정교한 와인이, 또 그 와인들을 알아봐 주는 수입사들에 의해 국내에 꾸준히 소개되고 있음.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하고 완벽한 균형감을 가진, 중저가 샴페인 금액을 가뿐히 뛰어넘는 모스카토가 소개되기도 하고, 오늘 소개하는 이 와인처럼 섬세하고 깔끔한 젝트도 국내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접할 기회가 많아짐.

푸드 페어링
이날은 구운 바게트에 마늘을 갈아, 그 위에 체코식 육회를 올려 곁들였음. 깜짝 놀랐던 것은 뿌리 식물이 연상되었던 쌉싸름함과 사과, 배 등의 과실미가 마늘 향과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린다는 것. 동시에 와인이 가지고 있는 신선한 산도와 풀 내음, 약간의 버블감이 육회의 식감과 기름진 맛과 어울려 완벽한 마무리를 해줌.
비슷한 조합으론 부추전이나 파전, 새우튀김도 좋고, 이날 실제로 함께 곁들인 슈니첼도 좋았음.
레몬을 곁들인 생굴이나 해산물은 클래식한 페어링이 될 만하고 간단하게 곁들이는 걸로는 신선한 레지아노 치즈 조각도 좋을 듯.

독일 최대 와인 산지 | 라인헤센 Rheinhessen
라인헤센 Rheinhessen은 독일에서 포도밭 면적이 가장 넓은 산지. 약 2만 7500헥타르로 팔츠 Pfalz, 모젤 Mosel보다 넓고, 프랑스 샴페인 Champagne 전체 포도밭(약 3만 4000헥타르)에는 못 미치지만 비슷한 체급으로 볼 수 있음.
이 와인의 산지 윌버스하임 Uelversheim은 766년 로르쉬 문서 Lorscher Kodex에 귀족 여성 란트스빈다 Landswinda가 이 마을 근처 포도밭을 수도원에 기증했다는 기록으로 처음 이름이 오른, 라인헤센에서도 손꼽히게 유서 깊은 마을.
토양은 빙하기에 바람이 실어 나른 고운 흙먼지가 오랜 시간 쌓여 이룬 뢰스 loess(황토빛 퇴적토)에 점토가 섞인 구성. 물을 오래 머금으면서도 뿌리가 숨 쉴 틈이 함께 있고 석회질이 많아 산도를 붙드는 힘이 강한데, 그 덕분에 포도알이 급격한 스트레스 없이 산과 당을 함께 보존하며 익어감.
이런 라인헤센을 타우누스 Taunus, 오덴발트 Odenwald, 훈스뤼크 Hunsrück 세 산줄기가 둘러싸 비구름을 막아줘 연 강수량이 500~600mm로 독일 안에서도 적은 편이어서 포도알이 곰팡이나 부패 위험을 줄여줌.

대표 품종은 리슬링 Riesling과 실바너 Silvaner.
최근에는 피노누아나 샤르도네와 같은 부르고뉴 Bourgogne 원산지 품종 재배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 이 와인도 그 흐름에서 바이스부르군더 Weißburgunder(피노 블랑 Pinot Blanc), 슈페트부르군더 Spätburgunder(피노 누아 Pinot Noir), 샤르도네 Chardonnay를 블렌딩하여 만듦.
샴페인에 레드 와인 품종인 피노 누아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이 와인도 바이스부르군더와 샤드도네와 같은 화이트 와인 품종에 레드와인 품종인 슈페트부르군더를 블랜딩 함. 슈페트부르군더는 피노 누아 Pinot Noir의 독일어권 표기.
이 와인은 독일 스파클링 와인 가운데 가장 엄격한 표기인 도이처 빈처 젝트 Deutscher Winzersekt 등급.
이 등급은 직접 기른 포도만으로 양조해야 하고, 병 안에서 2차 발효를 하는 전통 방식으로만 숙성해야 하며, 법정 최소 9개월 이상 리 숙성 Lees Aging(효모 찌꺼기 위에서 숙성시키는 과정)을 채워야만 붙일 수 있는 표기(이 와인은 18개월 이상으로 그 두 배 가까이 숙성시킴). 여기에 데메터 Demeter 바이오다이나믹 인증과 EU 유기농 인증까지 함께 받음.
라인헤센은 20세기 내내 ‘리프프라우밀히 Liebfraumilch'(달콤한 대량생산 화이트, 1980년대 독일 와인 수출의 60%를 차지)의 산지로 저가 이미지가 굳어 있었음. 이 흐름을 뒤집은 건 2002년 젊은 생산자들이 결성한 ‘메시지 인 어 보틀 Message in a Bottle’ 모임. 처음에는 20여 명으로 출발해 28명까지 늘었고 클라우스 페터 켈러 Klaus Peter Keller, 필립 비트만 Philipp Wittmann 등이 함께함. 켈러는 이 모임을 대표하는 생산자 중 한 명이자, 모리츠 키싱어의 첫 샤르도네를 직접 알아보고 이름을 알린 인물임. 라인헤센의 평판을 바꾼 세대가 다음 세대 생산자를 직접 인정한 셈.

페터 켈러 Peter Keller 가 극찬한 와인메이커 | 모리츠 키싱어 Moritz Kissinger
바인구트 키싱어 Weingut Kissinger는 독일 라인헤센 윌버스하임에서 대를 이어온 가족 와이너리. 지금은 모리츠 키싱어 Moritz Kissinger와 아내 야스민 배어 Yasmin Bähr가 함께 운영해 키싱어-배어 Kissinger-Bähr로도 불림.
차세대 와인메이커 모리츠 키싱어는 가이젠하임 Geisenheim 양조대학을 졸업한 뒤 바그너-슈템펠 Wagner-Stempel, 라우만트 Raumland, 샹파뉴의 세드릭 무세 Cédric Moussé 밑에서 수학함. 라인헤센의 명망 있는 생산자 클라우스 페터 켈러 Klaus Peter Keller가 그의 첫 샤르도네를 인스타그램에서 극찬하며 이름을 알림.
포도밭은 데메터 Demeter 바이오다이나믹 인증과 EU 유기농 인증을 함께 받아 화학 비료나 농약 없이 관리하며 발효도 배양 효모 대신 포도 표면에 자연히 붙어 있는 야생 효모로 자연 발효 Spontaneous Fermentation시킴.
1차 발효를 마친 베이스 와인에 당분과 효모를 더해 병 속에서 2차 발효를 다시 일으키는 샴페인과 똑같은 전통 방식 Méthode Traditionnelle 으로 양조하며 리 Lees(효모 찌꺼기) 위에서 18개월 이상 숙성시킨 뒤 병입함.
라벨 이름의 ‘Nr. 2’는 이 와이너리 스파클링 시리즈의 넘버링임. 매년 수확한 베이스 와인에 이전 빈티지의 리저브 와인을 10~15%가량 블렌딩해 넘버로만 출시하는 논빈티지 제품군이라, 뒷라벨에도 연도 대신 로트번호(LOS NR. 040/21)만 적혀 있음. 1번은 피노 블랑 100%, 2번부터는 세 품종을 블렌딩하는 구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