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프로방스 미라마스 Miramas, 도멘 드 쉴로즈 Domaine de Sulauze의 레 자미 Les Amis 2022 와인 리뷰. 오픈 직후 꼬릿한 동물 향과 삭은 지푸라기 같은 환원취가 느껴지고 동시에 은은한 정향, 피트향, 허브 계열 풋내음이 깔림. 반연에 입에서는 짜르르한 미탄산, 피망, 건고추, 검붉은 체리가 연상되며 매끈한 탄닌이 뒤이음.
충분한 브리딩을 거치면 화이트 머스크, 벚꽃, 앵두 향이 현란하게 피어나고, 잘 익은 자두와 사과가 이어지다 라벤더 뉘앙스로 바뀜. 검은 흙내음과 머스크가 내내 깔려 있음.
허브 크러스트 양갈비, 표고버섯 닭고기 두부 전골 포함한 페어링과 미라마스 테루아, 시라 프티 그랭 Syrah à petits grains 바이오다이나믹 내추럴 양조 정보.
테이스팅 노트
오픈 직후와 시간이 지난 뒤 인상이 크게 달라지는 와인. 병 브리딩의 경우 최소 30분 정도 열어 두는 걸 추천 1시간 반이 지난 시점 부터 인상이 크게 달라지니 참고!
코를 가져다 대는 순간 꼬릿한 동물 향. 동시에 삭은 지푸라기나 신문지 향 까지 내추럴 와인의 리덕티브 Reductiv한 개성을 온 몸으로 드러냄.

그러면서도 동시에 잔을 가만히 두었다가 코를 스치면 은은한 정향과 피트향이 깔리고, 나물이나 허브 계열 푸릇푸릇함이 느껴짐.
코에서 느낀 향과 입에서 느낀 맛이 상당히 달랐는데, 입에 닿는 순간엔 짜르르-한 미탄산이 느껴짐. 피망과 건고추, 검붉은 체리가 연상됨. 매끈하고 깔끔한 탄닌. 코에서 부터 입으로 느껴진 모든 맛과 향이 긴 여운으로 이어짐.
이 와인이 특별했던 점은 충분한 브리딩 이후 와인 캐릭터가 크게 달라졌다는 것.
은은한 화이트 머스크 뒤로 벚꽃과 앵두 향이 아주 현란하게 피어나기 시작함. 마치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을 지날 때가 연상될 만큼 자극적임. 잘익은 자두가 생각났다가 새빨간 사과가 연상됨. 초반 피트가 연상됨 스파이시함이 누그러 들면서 오히려 라벤더 뉘앙스로 바뀜. 그러면서도 검은 흙내음과 머스크 함이 깔려 있음.

푸드 페어링
클래식한 조합으로는 로즈마리·타임을 듬뿍 입힌 허브 크러스트 양갈비. 반면 내추럴 와인 특유의 환원취와 미탄산 개성을 그대로 즐기고 싶다면 샤퀴테리 플래터나 블루치즈 같은 치즈와의 조합도 도전적인 선택.
한식으로는 간장 베이스로 표고버섯, 닭고기가 들어간 두부 전골도 좋을 듯.

지중해 바람이 깎은 돌밭 | 코토 덱상프로방스 Coteaux d’Aix-en-Provence, 미라마스 Miramas 테루아
미라마스 Miramas는 프랑스 프로방스 서부, 부슈뒤론 Bouches-du-Rhône 주에 자리한 코토 덱상프로방스 Coteaux d’Aix-en-Provence 권역의 작은 마을. 지중해와 가까운 이 지역은 연간 일조량이 2,700시간을 웃도는데 여름은 고온 건조하고 겨울은 온화한 편.
지역 테루아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가 미스트랄 Mistral : 론 계곡 Vallée du Rhône을 타고 내려오는 이 북서 계절풍은 포도밭의 수분을 낮추고 병해충 가능성을 줄이는 자연 방어막 역할을 함. 강한 바람이 잎과 열매 사이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 넣으며 유기농 재배에 유리한 여건을 만듦
도멘 드 쉴로즈 Domaine de Sulauze의 포도밭 토양은 ‘라우즈 lauze’로 불리는 박편형 석회암이 주를 이룸. 얇은 판 형태로 쌓인 이 석회암은 빗물이 표토에 머물지 않고 아래로 빠르게 이동하는 구조라, 포도나무 뿌리가 수분을 따라 깊은 암반층까지 내려가도록 유도함. 뿌리가 깊이 자리 잡은 덕분에 지표가 마르는 건기에도 암반 아래쪽에 고인 수분을 끌어올려 포도 완숙을 고르게 뒷받침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달력을 따르는 농부, 기욤 르페브르 Guillaume Lefèvre의 도멘 드 쉴로즈 Domaine de Sulauze
도멘 드 쉴로즈 Domaine de Sulauze는 기욤 르페브르 Guillaume Lefèvre와 카리나 르페브르 Karina Lefèvre 부부가 2004년 미라마스에 인수하여 정착한 가족 도멘.
인수 당시 29헥타르 포도밭 전체를 유기농으로 전환한 뒤 바이오다이나믹 biodynamic 농법을 도입. 현재 데메테르 Demeter 인증을 취득하고, 달의 주기와 별자리 위치를 기준으로 한 농업 달력에 따라 포도밭 작업은 물론 수확·병입 같은 셀러 작업 시기까지 조율하며 와인을 양조함. 포도밭 일부는 말이 끄는 쟁기를 써서 경작함.
도멘은 포도 재배에 국한하지 않고 보리, 밀, 올리브나무를 함께 경작함. 같은 부지에서 운영 중인 브라스리 드 쉴로즈 Brasserie de Sulauze는 프랑스 최초의 바이오다이나믹 인증 맥주 양조장으로 꼽힘.
레 자미 Les Amis 뀌베는 수령 약 25년의 시라 프티 그랭 Syrah à petits grains 로만 양조함. 시라 프티 그랭은 일반 시라보다 포도알이 작게 맺히는 변이종으로, 껍질 비율이 높아 색소, 탄닌, 아로마 농도가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포도를 통째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 넣어 2~3주 발효함. 이후 대형 오크통 (demi-muids 드미 뮈이)에서 약 6개월 숙성 후 침전물 제거나 여과 없이 병입. 아황산은 최소로 첨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