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비오 바롤로 2020 2020
Bovio Barolo 2020 2020
이탈리아 피에몬테 바롤로 DOCG에서 생산된 보비오 바롤로 Bovio Barolo 2020 리뷰.
오픈 직후 오래된 가죽과 속가죽, 로즈마리 허브 향. 이후 시간 흐름에 따라 종이박스, 정향, 팔각 뉘앙스 부터 블루베리, 체리, 검붉은 장미와 석류까지 찬찬히 모습을 드러냄. 탄닌은 얇으면서도 아주 촘촘하게 혀를 감싸고 목넘김 이후 마른 장작, 톱밥, 시나몬의 긴 여운이 이어짐.
라 모라 La Morra 코뮌 토르토니안 토양의 석회질 이회토와 모래가 만드는 섬세하고 화사한 바롤로. 양갈비 구이·트러플 파스타·숯불에 구운 소갈빗살 등 페어링 정보와 라 모라 코뮌 바롤로 DOCG의 테루아·생산자 정보.
테이스팅 노트
잔에 따르는 순간부터 벽돌 색.
오래된 가죽. 그중에서도 특히 속가죽 향, 그리고 로즈마리 허브 향이 올라옴.

와인이 눈에는 맑은데, 입에 머금으면 혀가 안 움직일 정도로 탄닌이 얇고 촘촘하게 혀를 휘감음.
목넘김 이후 정향과 잉크의 여운.
오픈하고 1시간. 종이박스 향이 올라오기 시작. 이때부터 정향과 팔각 뉘앙스가 점점 짙어짐.
오픈하고 2시간 부터는 블루베리와 체리, 검붉은 장미와 석류, 홍차 뉘앙스.
목넘김 이후 입안에 남는 여운은 마른 장작과 톱밥, 시나몬이 연상됨. 이제서야 비로소 어느 정도 열렸다는 느낌이 드는 시점.
오래된 고목이 떠 올랐음.
보비오 Bovio 는 평소에 즐겨 마시는 생산자. 엔트리 랑게 네비올로나 이보다 아랫등급 바롤로도 일 년에 수차례 마시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점은 ‘참 마시기 편한 와인’이라는 것. 쉽게 말해 별도 브리딩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와인.
하지만 이번 바롤로는 좀 달랐음. 브리딩이 필요했고 맛과 향에 분명한 의도가 있었으며 상당히 뾰족했음. 좋은 와인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듦. 모두에게 맛있는 와인은 아닐 수 있음.

푸드 페어링
숯불에 구운 양갈비, 소갈빗살이 생각 나는 와인. 찰창거리면서도 촘촘함 탄닌이 육고기의 지방을 깔끔하게 잡아주며 감칠맛을 극대화 시킬듯.
바롤로와 트러플의 조합은 피에몬테 요리의 클래식. 녹진한 트러플 파스타의 흙 내음, 야생 뉘앙스 가득한 바롤로는 언제 마셔도 기대할 만한 조합.
피에몬테 랑게 바롤로 DOCG, 라 모라 La Morra의 토양과 테루아
피에몬테 Piemonte 랑게 Langhe 구릉지대는 이탈리아 북서부 알프스 남동쪽 기슭, 해발 150~400미터 사이의 언덕 지형으로 이루어짐. 네비올로 Nebbiolo 단일 품종으로 만들어지는 바롤로 DOCG는 11개 코뮌에 걸쳐 있으며, 각 코뮌이 놓인 토양과 지형에 따라 와인의 성격이 다름.

바롤로 DOCG의 토양은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뉨. 세라발레 Serravalle 단층 북서쪽에 자리한 라 모라 La Morra와 바롤로 코뮌은 토르토니안 Tortonian 퇴적층으로, 석회질 이회토와 모래 성분의 결합이 주를 이룸.
반면 세라발레 단층 남동쪽의 카스틸리오네 팔레토 Castiglione Falletto와 세라룽가 달바 Serralunga d’Alba 코뮌은 헬베티안 Helvetian 지층으로 점토 비율이 높고 치밀함.
일반적으로 토르토니안 토양의 바롤로는 상대적으로 일찍 열리며 섬세한 아로마를 드러내는 경향. 헬베티안 토양의 바롤로는 더 강건하고 오래 숙성되는 편. 바롤로 내에서도 이러한 토양의 차이가 크게 보면 두가지 다른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것.
라 모라 바롤로는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편이고, 여기에 위치한 보비오 Bovio에서 생산한 와인들이 평소 ‘마시기 편하다’라고 느낀 이유라고 볼 수 있음.
용어 보충
- 코뮌 commune : 이탈리아 행정 단위 중 가장 작은 단위로, 우리말로는 ‘마을’ 또는 ‘면’ 정도에 해당하며 와인 산지에서는 마을 단위 산지 이름으로 자주 쓰임.
- 토르토니안 Tortonian 퇴적층 : 신생대 마이오세 후기(약 1100~700만 년 전) 지질 시대에 형성된 퇴적층을 가리키는 용어. 바롤로 권역에서는 점토·석회·모래·이회토·실트가 다양한 비율로 섞인 구성을 보이며, 물 빠짐과 영양 균형이 좋아 비교적 일찍 열리는 섬세하고 화사한 결의 와인을 길러내는 경향.
- 이회토 marl : 점토와 탄산칼슘(석회) 성분이 자연스럽게 섞여 만들어진 퇴적암으로, 부르고뉴·바롤로 같은 명산지 토양 설명에 핵심으로 등장하는 단어. 보수성과 통기성의 균형이 뛰어나 뿌리가 깊이 뻗을 수 있고, 알칼리성 환경이 포도의 산도를 보존해 정밀한 아로마와 또렷한 미네랄 결을 부여하는 토양으로 평가됨.

잔프랑코 보비오 Gianfranco Bovio의 포도밭은 라 모라 코뮌에 6.5헥타르. 바롤로 코뮌 가족 와이너리 평균(대략 5~15헥타르) 안의 부티크 사이즈로, 소량 생산과 포도밭 단위 디테일 관리가 가능한 규모. 토르토니안 토양의 석회질 이회토와 모래 성분은 이 밭의 바롤로에 비교적 부드러운 질감과 화사한 아로마를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2020 빈티지는 비교적 따뜻한 기후로 과실 농축미가 좋고 숙성 초기라도 접근성이 좋은 해라고 평가됨.
하지만 이번 시음에서 확인한 건, 그렇다고 해서 라 모라 토양의 특성이 브리딩 필요성을 없애주지는 않았음. 브리딩에 최소 1시간 이상이 필요했고, 정석적으로는 그 이상이 어울릴 듯.
잔프랑코 보비오 Gianfranco Bovio, 라 모라에서 이어온 3세대의 와이너리
잔프랑코 보비오 Gianfranco Bovio는 라 모라 코뮌에서 운영한 레스토랑 리스토란테 벨베데레 Ristorante Belvedere(이후 리스토란테 보비오 Ristorante Bovio)셰프로 먼저 이름을 알렸음.
이후 1970년대 부친 알레산드로 Alessandro가 일구어 온 라 모라 코뮌의 포도밭을 이어받아 셀러를 정비하면서 1976년 첫 네비올로 출시 이후 와이너리를 본격화함. 셰프 출신 양조자의 손길이 보비오 와인의 마시기 편한 캐릭터로 이어졌다는 평.
6.5헥타르의 포도밭은 라 모라의 토르토니안 토양 위에 자리하며, 석회질 이회토와 모래 성분이 결합된 이 밭은 비교적 섬세하고 화사한 아로마를 내는 라 모라 스타일의 특성을 잘 반영함.
현재는 3세대인 딸 알레산드라 Alessandra와 남편 마르코 보스키아쪼 Marco Boschiazzo가 와인메이커 마테오 프란치 Matteo Franchi와 함께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소규모 가족 경영 체제를 유지하며 생산량을 제한함. 엔트리 라인인 랑게 네비올로 Langhe Nebbiolo부터 바롤로 DOCG까지 랑게 전반에 걸친 라인업을 구성하며 접근성 좋은 스타일로 알려져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