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나의 베이비 아마로네, 메네골리 발폴리첼라 리파소 Menegolli Valpolicella Ripasso 2015

메네골리 발폴리첼라 리파소 수페리오레 2015

Menegolli Valpolicella Ripasso Superiore 2015

4.0★★★★★ 아직 이 와인을 마셔본 적 없다면, 꼭 경험해봐야 한다★★★★ 충분히 시도할 만하다. 딱히 더 나은 선택지가 없다면 한번 정도 다시 고를 와인★★★ 무난하다. 크게 나쁘진 않지만, 특별히 찾아 마실 와인은 아니다★★ 웬만하면 다른 걸 고른다★ 그냥 물을 마시자
지역Italy 이탈리아 > Veneto 베네토 > Valpolicella 발폴리첼라생산Menegolli Valle degli Dei 메네골리 발레 델리 데이품종Corvina Veronese 코르비나 베로네제, Corvinone 코르비노네, Rondinella 론디넬라도수14%
메뉴레지아노 치즈, 양갈비 스테이크, 숯불 바베큐, 볼로네제 파스타, 다크 초콜릿, 견과류

이탈리아 베네토 발폴리첼라 Valpolicella 동편 발판테나 Valpantena에서 메네골리 발폴리첼라 리파소 수페리오레 Menegolli Valpolicella Ripasso Superiore 2015 리뷰. 한 번 양조한 발폴리첼라 와인에 그늘에 말린 아마로네의 포도 껍질을 더해 다시 발효시킨 리파소 방식으로 만든 와인.

블랙베리·자두·라즈베리, 이어 로즈마리·타임 허브와 검은 체리·건자두 향부터, 천도복숭아 껍질의 달큰함과 가죽 뉘앙스, 정향, 이후 다크 초콜릿·담뱃잎·바닐라 등 복합적인 맛과 향. 레지아노 치즈, 다크 초콜릿, 양갈비 스테이크 등 페어링 정보와 리파소 Ripasso 방식 발폴리첼라 와인의 매력에 대한 정보.


테이스팅 노트

와인을 잔에 따르는 순간 테이블 반대편에서 블랙베리와 자두 향.

잔에 가만 두고 향을 맡으면 빨간 사과와 라즈베리 향, 스월링 Swirling 후에는 로즈마리와 타임 허브가 연상되는 스파이시함이 느껴짐. 검은 체리와 건자두 향도 언뜻 스침.

메네골리 발폴리첼라 리파소 수페리오레 Menegolli Valpolicella Ripasso Superiore 2015
Menegolli Valpolicella Ripasso Superiore | LEON CELLAR

코에서 느낀 향이 입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짐.

와인을 입에 머금고 있을 땐 천도복숭아 껍질이 연상되는 달큰한 향과 가죽 뉘앙스가, 목넘김 후에는 정향이 입에 남음.

와인이 그다지 무겁지 않은데도 질감이 상당히 도톰함.

잔을 가만 두었다가 향을 맡으면 볶은 커피 원두 향.

1시간이 지나니 다크 초콜릿과 담뱃잎, 바닐라 뉘앙스 올라옴.

도톰하면서도 매끄러운 질감, 깔끔한 탄닌, 와인이 농밀하지만 신선한 산도 덕분에 다음 잔을 기대하며 계속 손이 감. 리파소 Ripasso 의 매력을 잘 표현한 와인.

메네골리 발폴리첼라 리파소 수페리오레 Menegolli Valpolicella Ripasso Superiore 2015
Menegolli Valpolicella Ripasso Superiore | LEON CELLAR

푸드 페어링

이날은 신선한 레지아노 치즈 조각과 곁들임. – 아주 훌륭했음. 카카오함유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이나 견과류도 좋을 듯.

양갈비 스테이크도 좋고, 아예 숯불로 구운 바베큐도 잘 어울릴듯. 소스가 있는 메뉴로는 볼로네제 파스타가 생각났음.


‘신들의 계곡’ 발판테나 Valpantena | 발폴리첼라 Valpolicella 테루아

발폴리첼라 Valpolicella는 이탈리아 북동쪽 베네토 Veneto 주, 베로나 Verona 동편의 언덕에 펼쳐진 산지. 알프스 끝자락이 흘러내려 부채꼴 분지. 동쪽 끝에 자리한 가르다 호수 Lago di Garda가 기온을 완충하면서 대륙성 기후의 변동 폭을 누그러뜨림. 석회암 위에 점토와 자갈이 섞이고, 일부 구역엔 옛 화산 활동에서 비롯된 현무암 층도 분포. 주품종은 코르비나 베로네제 Corvina Veronese, 보조로 코르비노네 Corvinone와 론디넬라 Rondinella.

Valpolicella-wine-region
🌐 SOURCE : https://winefolly.com

같은 DOC 안에서도 양조하는 스타일이 다음과 같이 나뉘는데, 가벼운 데일리 발폴리첼라, 알코올과 숙성 요건을 한 단계 더 갖춘 수페리오레 Superiore, 아마로네 Amarone 양조 후 남은 포도 껍질 위에 1차 와인을 다시 부어 발효시키는 리파소 Ripasso, 아파시멘토 Appassimento로 응축한 포도를 양조한 풀바디 드라이 와인 아마로네, 같은 응축 포도로 잔당을 남기고 양조한 디저트 와인 레치오토 Recioto. 와인 산지로서의 기록도 1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곳.

메네골리 발레 델리 데이 Menegolli Valle degli Dei는 발폴리첼라 동편의 발판테나 Valpantena에 본거지를 둠. “신들의 계곡 Valle degli Dei 발레 델리 데이”이라 불리는 이 좁은 골짜기는 베로나에서 북동으로 약 6km 이어지는 분지로, 클라시코 Classico 권역보다 동쪽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야간 기온이 더 떨어지는 편. 일교차는 향의 결을 또렷하게 잡아 주고, 석회·점토·자갈이 섞인 토양이 긴 숙성에 견디는 골격을 만들어 줌. 1970년대 들어 발폴리첼라 DOC 안에서 발판테나가 별도 서브존으로 정식 등재되며 산지 정체성이 더 명확해짐.


발폴리첼라 와인 산지 Valpolicella Wine Region
🌐 SOURCE : https://sparklinglife.it

발판테나 골짜기의 메네골리 Menegolli | 2015 베네토 빈티지

발레 델리 데이 Valle degli Dei라는 이름은 발폴리첼라 동편의 발판테나 골짜기를 가리키는 옛 명칭. 발폴리첼라 동부는 작은 가족 와이너리들과 협동조합이 함께 운영해 왔음. 메네골리 Menegolli는 이 골짜기 안에 자리한 가족 단위 도멘.

2015년 베네토는 발폴리첼라·아마로네 권역에서 손꼽히는 빈티지로 평가됨. 겨울 동안 눈이 넉넉히 내려 토양 수분이 안정되고, 6월 중순부터 비가 줄면서 평균보다 높은 기온이 안정적으로 유지됨. 덕분에 포도는 짙은 색·견고한 탄닌·예리한 과실 향을 갖추며 평년보다 약 10일 일찍 수확함.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인포그래픽 Amarone della Valpolicella Wine Information Sheet
🌐 SOURCE : https://winefolly.com

[와인상식] 발폴리첼라 vs 리파소 vs 아마로네

보통 와인 레이블에 적혀 있는 ‘발폴리첼라 Valpolicella’는 와인 자체 이름이 아니라 이탈리아 베로나 Verona 동편의 마을·산지 이름. 발폴리첼라에서 만드는 와인은 보통 코르비나 Corvina·코르비노네 Corvinone·론디넬라 Rondinella 세 품종의 블렌드. 단일 품종 와인은 거의 없고, 세 품종의 비율을 조정해 스타일을 잡음.

예를 들면 비슷한 구조로 바롤로 Barolo 를 떠 올려 볼 수 있음. 바롤로도 와인 이름이 아니라 피에몬테 Piemonte 랑게 Langhe 안의 마을 이름이고, 그 일대에서 네비올로 Nebbiolo 단일 품종으로 양조한 와인. 여기서 만든 와인을 산지 인지도·스타일·브랜딩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양조자와 판매자, 소비자가 ‘바롤로 와인’이라 부르고 유통하는 것과 같은 원리. 발폴리첼라도 같은 맥락. 산지 이름이 그 산지에서 빚는 와인 전체를 가리키는 대명사처럼 자리 잡은 사례.

발폴리첼라에서 와인을 양조할 때 사용하는 3가지 품종은 코르비나, 코르비노네, 론디넬라로 코르비나는 블렌드의 주축을 담당. 체리·붉은 과실 향과 아몬드 결의 살짝 쌉쌀한 마무리, 가벼운 탄닌과 신선한 산도가 핵심. 껍질이 두꺼워 그늘에 말리는 아파시멘토 Appassimento 방식에도 적합함.

코르비노네는 한때 코르비나의 변종으로 분류됐다가 별도 품종으로 분리된 친척. 송이가 더 크고 껍질이 더 두꺼워 색·탄닌·향신료 결이 더 진하고, 아마로네 같은 응축형 양식에 특히 잘 맞음.

론디넬라는 보조 품종. 색을 보강하며 체리 과실미를 더하는 역할로, 캐릭터 자체는 단순한 편이지만 블렌드의 살을 채워 줌. 역시 껍질이 두꺼워 말리기에 잘 어울림.

이 세 품종을 일반 레드 와인과 방식으로 양조할 경우 : 발폴리첼라 Valpolicella DOC. 최소 11% 이상의 알코올 도수를 충족시키면 됨. 그런데 여기에 한 단계 더 까다로운 규정 — 알코올 12% 이상 + 최소 1년 숙성 — 을 채우면 수페리오레 Superiore 등급으로 분류됨. 같은 발폴리첼라 카테고리 안에서 한 단계 위 등급.

아파시멘토 양조 풍경 Appassimento Drying Process
🌐 SOURCE : https://www.decanter.com

그런데 이 산지에서 가장 이름값이 큰 건 발폴리첼라도 수페리오레도 아니고 아마로네 Amarone. 정식 명칭은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Amarone della Valpolicella. 2010년에 DOCG로 한 단계 더 올라감. 아마로네의 핵심은 양조 방식. 수확한 포도를 바로 발효하지 않고 그늘이 잘 드는 건조실에서 약 100~120일 말림. 이 과정을 아파시멘토 Appassimento 라고 부름. 수분이 30~40% 가량 빠지면서 당분과 풍미가 응축되고, 그 상태에서 천천히 발효시키면 알코올 15% 이상의 풀바디 full body 드라이 dry 한 스타일의 와인이 됨. 건자두·말린 무화과·다크 초콜릿·시가·가죽 결의 농밀한 풍미가 특징.

아마로네의 생산단가가 높은 이유도 이 아파시멘토 과정에 있음. 같은 양의 포도로도 일반 와인 대비 결과물 양이 30~40% 줄어들고, 말리는 시설·공간·온습도 관리에 비용이 들고, 양조·숙성 기간이 길어 한 병당 회전이 느림. 그래서 같은 산지 발폴리첼라보다 보통 가격이 두세 배 이상 높은 편.

국내에서 (자칭)이탈리아 와인을 좋아한다는 많은 소비자들이 아마로네를 찾는 이유는, 일단 풀바디·드라이한 스타일에 알코올 도수가 높으면서 복합미·강렬한 풍미 때문이라고 생각함. ‘진한’, ‘술 같은’ 와인이기 때문에 ‘와인이 무슨 술이야’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 알코올에서 느껴지는 강한 열감이나 농축미를 충족시켜 주는 스타일.

또한 양념갈비·숯불 고기 같이 간이 강한 한국 음식과도 결이 잘 맞고 ‘발폴리첼라의 정점’이라는 명성·브랜드 인지도까지 분명해서 선물·기념일 와인으로도 자리 잡기 쉬움.

그에 비해 아마로네에 비해 리파소 Ripasso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편.

리파소는 발폴리첼라와 아마로네 사이에 자리한 와인. 아마로네, 또는 같은 응축 포도로 빚는 디저트 와인 레치오토 Recioto를 양조에서 압착하고 남은 포도 껍질 위에 그 발폴리첼라 와인을 다시 옮겨 붓고 한 번 더 발효시킴. 껍질에 남아 있던 잔당과 효모, 응축된 포도 풍미가 보통의 발폴리첼라 와인에 옮겨 가면서 알코올이 한 단계 올라가고 풍미가 두꺼워짐. ‘리파소’라는 이름 자체가 이탈리아어로 ‘다시 통과시킨다’는 뜻.

리파소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발폴리첼라의 신선함과 아마로네의 농축미가 한 병 안에 적당한 비율로 섞여 있다는 점. 너무 끈적거리지 않으면서도 검은 과실·향신료·다크 초콜릿 결의 농밀한 풍미가 충분히 담겨 있음.

현장에서 느끼는 점은, 아마로네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아도, 아마로네 한 병을 끝까지 음미하며 비우는 사람은 의외로 적음. 정말 아마로네를 즐긴다기 보단 평소에 캐릭터가 아주 강한 ‘술 자체를’ 즐기는 스타일인 경우가 많음. 그 정도는 아니지만 풀바디 와인을 즐기는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적당한 바디·찰랑거림에 복합적인 맛과 향이 더해진 리파소를 경험하면 강한 매력을 느낌.

가격 면에서도 리파소의 장점이 분명함. 아마로네는 위에서 말한 아파시멘토 비용·긴 숙성 때문에 같은 산지 와인 중 가장 높은 가격대로 형성되는 반면, 리파소는 발폴리첼라 베이스에 아마로네에서 나온 포도 껍질을 한 번 더 활용한 구조라 같은 산지·같은 품종 블렌드를 쓰면서도 가격이 한 단계 낮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아마로네 한 병 살 가격으로 발폴리첼라 수페리오레 한 병 + 리파소 한 병, 총 두 병을 챙기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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